6.25 사변일.
전쟁은
우리 가족에게
새로운 이름과
환경을 부여했다.
전쟁 미망인.
과부.
홀어머니.
군경유자녀.
현충일.
동작동 국립묘지.
(현충원).
학비면제학생.
연금수혜자.
서른 아홉에
혼자 되신 어머니와
남겨진 오남매.
애비없는 후레자식
소리 안듣게 하시려고,
무섭게 다구치며
달려가던 긴 세월.
억척스런 그녀의 삶이
자식들의 기둥이 되었고,
55년이 흐른 지금
어머니는
그 한스러운 생과 함께
현충원 23단지
남편 비석 아래
화장 되어 묻히시고,
제 몫을 다 하고 사는 5남매.
세브란스 의전생인 아버지가
교하강 얼음 위를
맨발로 달려가
청혼 했다는
두분의 로맨스를
전설처럼
이야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