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가는곳 마다 백합화가 만발이다.
우리 집 화단에도 뒷집 병기네 안 마당에도 키가 불쑥 커 버린 백합 향기가
진동을 한다.
가시밭에 한 송이
흰 백합화~
고요히 머리숙여
홀로 피었네
인적이 끊어진
깊은 산속에
고요히 머리숙여
홀로 피었네.
어여뻐라
순결한
흰백합화야
그건
네 향기
영원하리라
지금은 일흔이 되신 큰 언니를 생각나게 한다
큰언니 이십대 시절
시골 국민학교 교사로 재직 중일 때
파주군 전체 선생님들의 음악 콩쿨 대회가 있었다.
여름방학 중이었을까
그당시 서울 아현 국민학교 학생이었던
내가 언니따라 그 대회를 가서 볼 수 있었으니...
난 선생님인 언니가 늘 무서웠다.
너무 어린 나이에 생일도 늦은 나를 ,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자란 막내인 나를
학교에 입학시키신 엄마의 억척스러움이 싫었다.
정말 학교 가는 것이 도살장 가는 것 같았고,무서웠다.
특히나 신경질적으로 소리 잘 지르던
1학년 여자 담임선생님이 너무 너무 무서웠다.
선생님이면 다 무서워 하던 시절~
무서운 언니 선생님이 그날 부른 노래는
가시밭에 한송이 흰 백합화~였다.
소프라노의 고운 목소리가 야외 공연장에 울려 퍼질때
정말 음악은,노래는 어떤 마술처럼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금도 백합이 피는 계절이 오면
이십대 중반의 언니의 고운 모습이~
그 아름다운 선율이
어제의 일인듯이 떠오른다.
언니는 그날 독창 부문에서 일등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