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찬물에 손담그기가 싫어지고
따뜻한 방바닥이 좋게 느껴지는걸 보니
겨울도 머지않은 것 같다.
올해도 친구 영숙이가 짜서 내개 선물한 덧버선을 제일 먼저 꺼내본다.
작년 겨울에도 아까와서 만지작거리다 못 신고 ,,,신어 보고 벗어 놓고.
돋보기까지 쓰고 짜준 덧버선이기에 그 사랑이 너무 고맙다.
오늘도 추억의 가방속에서
눅눅한 냄새가 베어있는 편지를 꺼내본다.
숙아!
지금은 "T.B.C교환대" 시간 중.
흘러간 음악, 그 음악 있잖아. 당신을 기다리리다... 하는. 누구의 우산 주제곡.
넌 지금쯤 그 얼굴이 까무잡잡한 선생님의 얼굴을 쳐다 보면서 열심히 한자 공부를 하고 있겠지.
사람이란 말이다. 누구나가 다 외로운 것이 아니겠니?
친구. 몹씨도 괴롭히는 존재구나.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역시. 하지만 또 없어서는 절대 안될 존재구나.
차라리 그야말로 갈등이 심해 미쳐버리고 싶다고 올 때 생각했다.
너의 글 어서 빨리 보고 싶어서 홀로 걸어 올 때 길에서 봤거든.
숙아!
진실로 받아 들이도록 할께. 얼마만큼은 느꼈지만 말야.
현재도 즐거울 수 있고, 네 말처럼 먼훗날까지 언제까지라도 서로 울리지 않기로 함께 힘써 보자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거보다 더 순수한 것은 무엇일까?
선생님께서 슬픔이라고 하셨지.
기다리는 아름다움을 지니는 소녀의 그 아름다움도..
할 수 없는 것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앞으로의 희망만을 위해 노력하자.
2학년이 될 때 서로 다른반이 되는 것이 난 참 싫다.
어떻하면 좋으니? 정말이야 . 정말.
할 수 없는 일은 잊자고 해 놓고....
영숙이가.
아마 고등학교 1학년 말쯤에 받은 편지 같다.
여고시절엔 교우관게로 고민하고 인생의 허무를 논하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자못 심각해 하던 시절이었다.
그 영숙이와 내가 함께 늙어 간다.
그 당시의 약속대로 서로 울리지 않고, 보고파하면서, 기도해주면서..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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