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삼대(그리스)

모녀 3대 지중해를 품다 2편

하늘향기내리 2011. 5. 18. 14:28

 <5월 4일 산토리니>

 

역시나 새벽녘에 일어난 아침...

정인이는 눈 뜨자마자 배고프다하는데 식당 오픈 전이네요...

푸르스름 새벽녘에 찍어본 다나빌라스 전경입니다~^^

 

수영장 건너편쪽이 식당입니다...

바다을 바라보면 먹는 아침식사... 너무 좋아요~

정인이를 매일매일 유혹에 빠뜨렸던 수영장... 너무 깊어요~~ㅎㅎ

 

식당에서 정인이를 "스위티"라 하며 유난히 이뻐해주시던 언냐와 한 컷~^^

이틀동안 정들었어요~ㅋㅋ 

 

오랜만에 아침 든든이 먹고 이아마을로 출발하는 이른 아침...

큰 맘 먹고 어마어마한 계단을 오릅니다.

날씨는 약간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고 춥네요~ ㅜㅠ

 

 

 

숙소가 있는 피로스테파니에서 이아마을쪽으로 절벽따라 걷는 트래킹코스가 그렇게 좋다하여

함 걸어볼 요량으로 시작하였으나 바로 옆 마을인 이메로비글리까지밖에 못갔어요..ㅋ

 

 

 

 

 

 

 

어느순간부터 계속 우리를 따라오던 검둥이...

정인이는 조금 무섭다며....

 

 

버스정류장까지 따라 내려온 검둥이... 안녕~~

버스를 기다리다 결국은 10유로라 외치는 택시에 못이기는 척 탑승~!

아저씨가 한국에서 왔다니 반가워하며 너무 원더풀한 마을이라며 자랑자랑 하셨어요.ㅋㅋㅋ

 

이아마을에 도착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는 화창~!!

이곳이 바로 포카리스웨트 광고에 나오는 바로 그 곳, 산토리니의 얼굴 이아마을입니다~!

 

 

 

 

 

 

 

 

 

 

 

말이 필요없이... 그저 탄성만 나옵니다...

정말 이 곳에 와있다는 게... 사랑하는 엄마와 딸과 이곳에 이렇게 와 있다는 게 실감나지 않던

그런 순간들이었던 거 같네요...

지금 생각해도 아련~합니다. 정말 갔다온 거 맞나 싶을 정도로요...ㅎㅎ

 

사진을 보니 갔다 온것은 맞네요...ㅋㅋ

 

 

 

 

 

 

 

 

 

 

이아마을을 쭉 둘러보고 이젠 정인이가 가고파하던 바닷가로 고고~

검은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카마리비치입니다...

와우~!

인공이 아닌 자연산 파라솔..ㅋ

 

정인이는 물 속으로 달려갑니다...

 

혼자 놀기 싫었는데 마침 노랑머리 친구가 있네요

서로서로 말은 안 통해도 눈빛만으로 신이나나 봅니다...^^

하우올드아유~, 왓츠유어네임~에 노랑머리 소녀는 아무말도 없었다고 하네요...ㅋ  

 

 

 

 

 

 

공항이 가까운지라 (산토리니가 좁기도 하지만...)

해변가 머리위로 비행기가 가까이 날아다닙니다... 신기신기~~~

 

 

 

추운 날씨에 찬 바다에서 한껏 놀더니 몸이 차디찬 정인.

지혜로운 함마니의 따뜻한 "모래찜질" 제안으로 몸도 따뜻~ 재미도 있는 시간을 보냅니다.

자는 척하는 정인이 배위에 커다란 단추도 만들어주고요~~~

사람없이 한적한 해변에서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과 함께 보낸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시장에서 쌀도 사고 장도 보고 돌아오다가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산토리니 숙소는 대부분 메인 도로에서 절벽쪽으로 계단식으로 내려가게 되어있는데

고된 하루에 지친 정인이가 심술이 났는지 자기 먼저 내려간다고 계단을 내려가더니

숙소에도 없고, 행방불명 된게 아니겠어요...

 개미집처럼 얽혀있는 숙소에서 집 찾기는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일인것을...

 

할머니가 목이 터져라 정인아~  외치며 올라가시고 엄마도 따라 올라가 옆쪽으로도 가보고

한동안 적막은 흐르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땀이 삐질~ 별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시간처럼 느껴지던 긴긴 시간이 흐르고

순간 저 위에서 조그맣게 정인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저 꼭대기에서 노랑머리 할머니 손을 잡고 리셉션장으로 내려오고 있더랍니다.

먼저 내려가다가 리셉션쪽에서 앉아서 기다리다보니 고양이가 있어서 더 못가고 다시 올라왔는데

그 사이 길이 엇갈렸던 것입니다.

이런 경험이 한번도 없었던 정인이가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나중에 얼르고 달래 울음을 그치니 가장 먼저 하는 얘기가

예수님은 정말 계시나보다고, 예수님한테 기도했더니 이렇게 찾아주셨다며...

나름대로 안통하는 말로 손짓발짓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핸드폰을 달라하여 엄마한테 전화도 해보고

(국가번호 누르는건 안알려줬으니 010...하니 받을리가 없었겠죠...)

노랑머리 할머니가 숙소가 어디냐고 묻는거 같아 "다나빌라스"라고 말했답니다.

그랬더니 리셉션으로 데리고 내려오고 계셨던가봅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당황해도 침착했던 정인이가 자랑스럽기도 한 순간이었습니다.

정인인 한국사람도 없는 이런데서 혼자 어떻게 살아야하나까지 순간 많은 고민을 한 모양이었습니다.

나름대로 너무 충격적인 일이었는지 자기전에도, 다음날 아침에도 떠올리고

좀 진정이 되고 나서는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하네요...

생각할수록 아찔한... 정말 큰 일 날 뻔하였지만...

예수님은 어디에나 계셔서 항상 우리를 지켜주신다는 중요한 경험을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울다지친 정인이는 씻고 밥도 좀 해먹고 기분 좋게, 기도하며 잠들고요~ 

오늘도 역시 석양은 숙소에서...ㅎㅎ

이아마을에서 보는 일몰이 최고라하지만 숙소에서 보는 일몰도 좋았습니다...^^

 

오늘은 정말 많은것을 보고, 경험하고, 깨달은 날이었습니다...

 늘, 어디에서나, 순간순간 감사할 것 뿐입니다~~^^

 

다음편은 산토리니 떠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