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마을 박집사님의 남편 한 일수 어르신이 돌아가셨습니다.
어제 마을회관에서 23일에 있을 마을 윷놀이대회를 준비하는 모임이 있었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숨을 헉 몰아쉬시더니 쿵 뒤로 쓰러지시고,,
손발을 주무르고 손끝마다 피를 빼주고 인공호흡을 하니 "아니 내가 왜,," 하고 벌덕 일어나셨다 다시 누우시더래요.
백운의 119를 부르고 즉시 제천 서울병원에 실려갔으나 돌아가셨답니다.
옆에 함께 있던 마을사람들이 무척 황당해했는데,꼭 무슨 장난을 하는 거 같더랍니다.
허망하지요? 말 한마디 못 남기고 그냥,,가시는 것이요.
어르신께 전도를 하면,, 제사를 지낼때 지방쓰는 일도 맡았고.. 다른 형제들때문에 나가기 힘들다고 하셨거든요.
그래도 교회에 나가는 아내를 못나가게 하거나 싫어하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내려오는 교회 옆집 친구 영자네와 친하게 지내셨는데,,,아침에 부고를 하니 친구도 깜짝 놀랍니다.
세상에~ 몇달동안에 세분이나 세상을 뜨셨습니다.
마을이 점 점 썰렁해집니다.
사람이 늘어도 늘어도 부족한 마을인데,,
그런데다가 얼마 전 모씨댁은 며느리가 집을 나갔답니다.
그것도 아들이 사십이 훨씬 넘어 겨우 든 장가인데요. 아내가 위자료 오백을 받고 나갔답니다.
잘 살아 보겠다고 열심히 일하던 억척스런 그 녀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올해에 부녀회장까지 맡게 되었는데 말입니다.
그 깊은 속사정을 누가 알겠습니까마는,, 그나마 젊은 축에 들던 사람도 마을을 떠나고...
장차 어찌 되려는지,, 우리 리장님이랑 둘이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마을도,, 교회도,,,
오전 10시 30분에 마을분들과 교회성도님들을 모시고 "제천 제일 장례식장"에 다녀 왔습니다.
무려 열다섯분이 빼곡히 실려 다녀왔답니다.
죽음은 어느누구만의 것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도 찾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미리 미리 죽음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본향을 사모하자
유언을 미리 해두자
선한일을 쌓아두자
마음을 비우자
욕심을 버리자.
손을 펴 구제하자.
푯대를 향하여
부르심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자.
어르신의 시신은
내일 꽃상여로 마을 한바퀴 돌고 마을 뒤 선산에 묻히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