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고추 양념간장 때문에....

하늘향기내리 2006. 7. 27. 14:07

 

어제는 하루 종일 기분이 안 좋았다.

 

아침에 고추양념간장 사건으로 인해서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했기 때문이다. 누가? 내가...

 

우리 어머니 음식 까탈부리시는거 세상이 다 알고 있지만. 서울서 혼자 사실 때에도

 

노인정 친구들을 어지간히 괴롭히신 모양이었다.

 

이거 해 와라 저거 해 와라 맛이 있다 없다... 왕비꽈인줄 아시는지..

 

오죽하면 서울서 짐 싸가지고 내려 오는 날,, 어머니 친구분들이 내 손을 잡고..

 

저 까다로눈 노인 수발 어떻게 들꺼냐고 아주 걱정들을 하셨다.

 

예전에 여기서 함께 살 때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서울가서 사시다 버려가지고 오셨단 말이지..

 

어제 아침에도 분명히 어머니 좋아하시는 고추양념장을 놓아 드렸는데,,,

 

군시렁 거리시는 소리가 나더니,, 울 장로님이 나오더니 어머니가 왜 고추양념장을 안 해주냐고 그러

 

시데,, 아니 저거 고추 양념장 아니면  뭐래,,,,

 

그 뿐 아니라,, 가끔씩 아들에게 반찬 투정을 하시는 것을 전해 듣고 여간 기분이 상하는게 아니었다

 

잡수시고 싶은것도 아들에게 이야기 하셔서 남편이 내게 말하면 .... 기분이 좋겠는가?

 

어머니가 이거이거 이렇게 해 달래셔... 하면 암말 않고 사다  해드리곤 했는데..

 

대왕대비마마 수랏상처럼 거하게는 차리지 못해도 정성껏 이것저것 차려 쟁반에 바쳐들고 안방으로

 

오고 가는 것도 힘든데,, 간식까지 수시로 배달.....

 

음식 투정하는거 더이상 못보겠다 이거지,,,,

 

게다가 어디서 전화라도 오면 ,, 당신이 영양실조라나,,,, ㅎㅎ

 

어쩌다 막내아들이 전화를 했는데,,, 야,, 뭐 좀 맛난거 없냐~~~쪕쪕... 이러신다.

 

맛난거 잡수셔야 하기에 돌아가실 수 없다는 건지,,, 약이 바짝 올랐다.

 

엊그젠 평택 가면서 6시에 나가야 하기에 ,,5시 40분쯤 아침을 차려 드렸는데.. 싹싹 비벼 잡숫고,,빈

 

그릇이다.

 

잘 잡수기는 하면서,, 연신 맛나거 타령이시니,,,, 어찌 해야 옳으리니까...

 

식탐이 많으신건지,, 노인분이 너무 먹는데 집착하는 것도 별로 보기 좋질 않다.

 

식사하시고,, 각종의 약 봉투를 부시럭거리며 꺼내 드시는것이  유일한 취미생활이신지라...

 

연속극 킬러이시며..... (환자 노인의 취미까지 ,,,, 뭐라하는건 나쁜 며느리다.)

 

암튼 열이 오른 난

 

"그동안 어머니께 난 신경 써가며 음식수발,,힘껏 하고 있다. 더이상 음식투정

 

하는거 그것도 아들을 통해 하시는 거 볼 수 없다. 잡숫고 싶은거 있으시면 직접 말씀하시라..

 

무슨 음식이든 감사한 마음으로 드셔야지 불평하시면 건강이 회복되시겠느냐?"

 

따발총을 쏘고나니,,,, 에 효,, 좀 참을 껄,,,, 그래도 말하는게 정신 건강상 좋았을라나...

 

곧 이어,,,청심원을 먹고,,,

 

 

 

오늘 아침,,, 어머니가 부르신다.

 

절대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고 목사가 얼마나 함들게 목회하는지도 나도 안다.  설교 들으며 눈

 

물이 날때도 있었다. 이러고 저러고,,,,,, 어머니와 마음 상한 거 풀고,,,,

 

당신 아들이 이상하시단다,,ㅋ

 

아무리 엄마가 그런 말을 했어도 그냥 넘어가지 다 일러 바쳤다고... 자기 아들 아닌가 보다고...

 

우리 어머닌 아들한테 안할 말 할 말 다 하시는 습관이라 그것 때문에 부부 사이에 싸움이 나는 가정

 

도 있다. 아들이 다섯이나 되는디~~~~ 딸 없어서 분하다고 하심서... 그런 효자 아들들도 없는데..

 

 

울 어머니 다시는 안그러시겠다고 하셨고.. 나도 죄송하니 맘 푸시라고 하고,,,

 

더 잘하겠노라 다짐하고 그렇게 일단락 지어졌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치사하다...뭐야 이게,, 목사도 사람인지라 ,여인인지라, 며느리인지

 

라,,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울 남편이도 나쁘다,,,

 

어머니 닮아서 그런데,,,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은 좀 삼가해야쥐~~ 모르는게 약이라구요.

 

오늘 점심에도 어머니 좋아하시는 무 채 썰어 넣고 소고기 송송 다져 자박자박 끓여 드렸더니 잘 잡수

 

셨다.

 

어제는 우리 시동생이 다녀 갔는데, 네째 동서가 어머니 좋아하시는 열무 물김치를 담아 보냈는데,,

 

맛이 정말 좋다. 서울서도 요런  맛난거만  드셨겠다... 입맛만 높아지셔서리..ㅉㅉ

 

목사 며느리보다 권사 며느리 음식 솜씨가 훨 낫다.

 

그래도 어떡혀~~ 여그서 사시니,,, 여그 음식법을 따르셔야제..ㅋ

 

이거 올려 말어~~~

 

 

 

참고로 고추양념간장 만드는 법,,

 

 @ 청량고추나 좋아하는 고추를 씻어서  찜통에 찐다.

 

 @ 폭 물르면 꺼내 송송 썰어 놓는다. 식성에 따라 덜 쪄도 됨..

 

 @ 거기에 진간장 조금,, 쪽파 송송,, 마늘 다진거,, 참기름 약간 넣고

 

     깨소금을 홀홀 뿌려서 섞어준다.

 

 @ 고슬고슬한 뜨거운 밥위에 얹어 팍팍 비며 드시면 입맛 없는 여름철에 아주 좋습니다,,

 

 

이것 때문에라도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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