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작은 꽃
- 쇠별꽃을 노래함
김명리
고요한 봄 하늘 아래
꽃의 이름으로 핀 가장 작은 꽃이 있다면 너였으리라
안료가 오들오들해진 대지의 화폭에
미묘하게 돋아난 뾰루지 같은 꽃
바람 소리처럼 텅 비어
쉼 없이 어룽거리기만 하는
누가 저 꽃의 꽃봉오리 움트는 소리를 들었던 걸까
휘황한 햇빛
아프도록 등에 지고도
쪼그려 앉지 않으면 끝내 보이지 않는 꽃
산그늘 무거운 필부필부들
봄 하늘에 떨군 눈물방울들이 저만 했으리
풀섶에 반짝이네 뭇 별들의 섬광
은하의 여울이 봇도랑에 흐르고
생의 잔뿌리들 이따금 들이켜는 먼 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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