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어머니~~~

하늘향기내리 2005. 11. 26. 06:53

어제 어머니를 뵙고 돌아왔다.

늘,, 마음이 우울해 지는 건,, 여든이 넘으신 분이 혼자 살고 계시기 때문이다.

서울 살 땐,, 우리와 함께 사셨는데,, 신학하는 며느리 쌈짓돈 모아 등록금도 대 주시고,, 신학 졸업하기도 전에 * *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할 때,, 살림도 해주시고,,  여러모로 도와주시던 전형적인 살림꾼 어머니셨다.

우리가 이곳에 목회지를 결정하고 내려왔을 때,, 마지못해 내려와 2년정도 사시더니,, 모든것이 불편하다고,, 이내 올라가 버리셨다.

뒤 늦게 시골 내려와 고생하는 맏아들 내외를 눈으로 바라보고 보고 싶지않은 그런,,마음이셨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머니는 슬하에 5형제를 두셨다.

제 몫을 하고 사는 형제들,,, 어머니를 생각하고, 효도하는 그런 아들들이다.

그런데도 모시고 살겠다는 아들들의 제의를 모두 거절하시고,, 맘 편하게 사시겠다고 저리 살고계시다.

노인정 가까운 곳에 사시며,, 매일 노인정에 출,퇴근하시고,, 수시로 드나드는 아들 며느리의 방문을 즐기시는 어머니~~

마침 노인정 총무 할머니가.. 어머니를 수족처럼 돌보고 계시니,, 고맙고,, 마음이 좀 놓인다.

어머니 갖다 드린 김장도,, 총무 할머니 댁으로 보내 드리라고 하였다.

진정한 효도가 무엇인지....

어머니께서 하시고 싶은데로 따라가는 것인지... 억지로라도 다시 모시고 내려와야 하는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회는 개척교회,, 지하에 있는 아주 작은 교회를 섬기고 계신다,,

여목사님이 시무하는 교회,, 권사님이시다.

목사님내외분이 지성으로 섬겨 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이고 마음이 든든하기도 하고 또 죄송하다.

우리 며느리도 목사라고,, 자랑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하신다. ^^*

내가 시집올 때,, 어머니는  쉰 하나의 연세,, 젊은 시어머니지..

첫해 겁도 없이 새댁이 김장을 한다고 벌려놓고,, 새 신랑이 총각무도 다듬어주고~~쪽파도,, 배추도 씻어주고,, 그때나 지금이나 어찌 자상한지,, 새신랑과 첫 김장을 무사히 마쳤다.

직장생활을 했어도 어려서 부터 엄마뒤 졸졸 따라 다니며... 배우고,, 실습하고,,음식하는것이 좋았던지라.. 감히 첫해에 김장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올라 오셨을 때,, 그 얘기를 자랑스럽게 하다가,, 혼났다.. 자고로 남자는 부엌에 드나드는 법이 아니라고,,,  흑흑...

그 얘기 뿐인가,, 첫애 낳고 누워있을 때,, 잉어니 가물치니를 사다 달여주었는데,,아내를 위한 지극정성,,,, 또 자랑하다가.. 어머니의 편치못한 얼굴을 뵈어야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버님이 전혀 그런 남편이 아니었기에,, 그 엣날 가부장적인,, 여자를 무시하고 사는 그런 분이셨다.

그래도 우리 며느리들은 시아버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지금까지 난 시아버님이 주신 편지를 간직하고 있을 정도이니...

지방에 계셔도,,(소 도시)  농사는 안 짓고 사실 때라.. 가끔씩 두 분 행차하시면,, 그야말로 서울에 살고 있는 자식들은 프랭카드만 안들었을 뿐이지,, 열렬한 환영이 이어졌다.. 이어 각 아들네로 순시가 시작되면,, 대개 삼 사일,, 일주일씩 머물다 가셨다.

그러다보니 한달여를 서울에 머무신 적도 있었다.

우리 동서들은 비상 걸리고,, 제일 좋아하시는 음식해드리느라,, 경쟁도 하고,, 좋은 옷도 사 드리고,,이집, 저집으로 뭉치기도 하면서,, 그렇게 지낸일이 엊그제 갔은데,,, 저리 홀로 계시니,, 외로움을 어쩌시랴!!!

요즈음의 풍속도에 비추면,, 너무 살가운,, 따뜻한 풍경이 아닐까?

요즈음 며느리들은 시부모님들 오시는 걸 싫어한다던데,,,

나도 곧 시어머니가 되겠지만,, 어찌 처신을 해야 할지,,,

그저,, 그네들 저희끼리 재미있게 오손도손,, 헤어지지만 말고 잘 살아다오,, 이런 세태란다.

어머니를 뵙고,, 맛난 설렁탕 한 그릇 사 드리고,, 손에 배춧잎 열 장 쥐어 드리고 돌아서는 길,,

힘없이 손 흔들고 계시던 어머니 모습이 왜이리 눈에 밟히는지.. 몸도 아픈데 마음까지 아파온다..

평생 남편의 푸근한 사랑도 못 받으시고,, 살아오신 우리 어머니,,

효성 지극하던 맏딸을,, 장성한 이후에 당신 앞서 보내셨으니 그 한이 얼마나 클것인가??

지금도 딸 없음을 원통해 하시는 어머니~~

 

어머니~~~~

죄송해요..

어머니~~~~

그 옛날의 모습이 그리워요,,,

어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저희들 곁에 계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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