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시아버님 기일,,

하늘향기내리 2006. 1. 13. 01:58

 

 

창밖에는 저녁나절부터 내리는 빗소리가 멈추지 않고 계속 들린다.

눈이 와야 할 때에,, 날이 풀린듯 싶더니 비가 되어 내린다.

정인이의 기침소리는 내 마음을 아프게 하고,, 몸은 피곤한데 쉽게 잠 못 이루는 겨울밤이다.

정인엄마는 잘 도착했는지,, 해외여행이 아니라 출장이기에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겠지!!

봄에는 비가 올 때마다 따뜻해 지는데,, 겨울비는 무엇을 의미하나~~

이런 날,, 내 마음을 적어 내려갈 수 있는 이 공간 하나.. 특별한 선물이라 생각하고 싶다.

오늘은 시아버님의 기일,,

구정과 가까와 두 번 내려 왔다 가기는 쉽질 않아 ,형제들은 용미리 아버님 산소에 다녀 오기로 하고,, 이곳에선 장로님과 둘이 예배 드리기로 하였다.

아들만 다섯인 시아버님은 며느리들을 많이 예뻐하셨다. 다섯명의 며느리,,,오랭이 조랭이~

우리집 며느리들은 인물도 어디 내 놓아도 빠지지 않고,, 늘씬하고,, 성격좋고,,어른도 잘 섬기는 편이다. 동서끼리 대게 두 세살 차이인데,,친구 같고 친형제 같고,,모처럼 만나면 밤을 새워 이야기 한다는~~ 초록은 동색이라 가끔은 시어머니 흉도 보았지만,,,(이젠 연로 하신 어머니,, 흉 잡힐 일도 없으시다) 아무튼 동서끼리 별 트러블 없이 잘 지내고 있으니 이것도 복이 아닌가!!

아버님은 맏 며느리인 나에게 각별한 애정도 있으셨을터이고,, 아버님이 보내신 편지들을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다. ** 의게 ...이름을 꼭 부르시면서 건강 챙겨주시고,, 시동생들 보살피느라 고생이라고 격려해 주시며,, 사랑이 많으신  분이셨다.

아버님은 전주 명문가 부잣집 맏아들로 태어나 호강도 하시고,, 백구두에 말 타고,,기생집 출입도 하셨다는~~ 전설이 있으시다.

그림그리기에 탁월하셨으나 맏아들 유학 보내실 수 없다며 독학으로 수묵화를 그리셨다는 아버님,, 달필이시고,, 붓글씨도 잘 쓰셨다.

또한 소나무 분재를 취미로 하시고,, 시골에 내려 가면 마당 가득 소나무 분재가 놓여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야말로 취미생활엔 달인이셨으나 평생 돈 벌어 오시는 일이 없으셨다고 하는데,, 점점 가세도 기울어 가고 거기다 쌀 장사 하신다고 사기까지 당하셔서 어머니가 생계를 책임지셔야 했고, 자식들도 어려운 시절을 지냈다고 한다.

아버님은 평생 부모님 산소에 오르 내리며 자식들 잘 되게 해 달라고 비시고,, 매주 주택복권 사는 재미로 말년을 보내셨는데,, 당첨 되면 누구는 얼마 누구는 얼마 주신다고,, 무척 즐거워 하셨다.

그래도 나중에 예수님을 영접하시고 세례도 받으시고 장수 하시다 돌아가셨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서울에 계신 어머님도 오늘은 마음이 착찹하실 것이다.

평생 금실 좋게 사시지는 않으셨다 해도,, 남편 그늘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새록새록 생각나실 것이다.

날이 밝으면 위로의 전화 한 통이라도 올려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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