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 정인

맞벌이 가족의 애환

하늘향기내리 2005. 10. 5. 11:32

정인이의 하루는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서 출근준비하는 엄마 아빠와 함께 시작된다.

부산한 아침,,, 세수하고.. 밥도 못먹고(먹을 때도 있지만),, 가방 메고 기다리다가

7시 20분경 가까이 살고 계신 고모댁으로 보내진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우는 아이를 맡겨놓고, 출근하는 부모의 심정도 아프겠고,

정인이도 맘도 아프고, 그 얘기를 듣는 할미 마음은 더 아프고,,

9시 20분경에 어린이집 차가 오면 고모가 차에 태워 보낸 후 어린이집에 맡겨진다.

아이들과 놀고 간식도 먹고,, 오후 2시 30분에 다시 고모네 집으로 간다.

종일반으로 어린이집에 맡겨진 애들도 많은데 그래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온종일 어린이 집에 맡겨져서, 엄마가 찾아 와서 데리고 가는 친구를 보며,,

깜깜해지도록 오지 않는 부모를 기다리는 어린마음은 어떨까!!

이런 일들을 반복하다 결국은 직장에 사표를 던지는 엄마들도 많다고 한다.

능력 있는 여성인력이 매장되는 순간이다.

시댁이나 친정에다 맡길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말할나위 없이 좋은일이겠지만.

요즈음 부모들은 아이를 봐줄 수도 안 봐줄 수도 없는 입장이라 고민이 많다.

아이 돌보아 주는 일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예쁘기는 그지 없지만 체력이 딸리고,,요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자기인생을 즐기려는 생각이 많아서,, 이래 저래 3대가 갈등속에 사는 세태다.

정인이는 어린이 집에서 돌아온 후에(고모네 집으로)

학교에서 돌아 온 초등생 외사촌 언니들과 함께 놀고,,,,  또 기다림..

저녁때 일찍 퇴근한 아빠가 집으로 데리고 와서 돌보아 주고,

엄마가 보고싶다고 울고 불고 한바탕 난리 치다가 우유 먹고는 잠이 든다..

9시가 지나서 퇴근해서 돌아 온 엄마는 잠든 딸아이 얼굴 보고,,

하루의 피로가 풀리기도 하고,,

미안해서 눈물이 나기도 하고,,

겨우 아침에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그리움을 달래는 시간이 ,,, 한 시간 남짓이다.

 

어제 밤 늦게 정인엄마와 메신저를 통해 나눈 대화가 대략 이러하다.

맞벌이 부부의 아이 키우기는 이렇게 힘들기에.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너무 일찍 서울로 보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서울에 가서 가까이 살면서 돌봐줄 수 없기에 그저 마음만 안타까울 뿐이다.

정인이의 적응능력이 생각보다는 빠른데..

엄마와 함께 살아도 늘 그리운 엄마~~때문에 마음에 상처는 없는지!!

정인아 ,, 그래도 엄마 품속에서 자는 게 좋지??

 

외갓집에 내려 올때마다 신나게 놀던 느티나무 를 생각하고,, 잘 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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