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냄 출장기

철없는 정인엄마의 짧은 남해여행기

하늘향기내리 2008. 2. 19. 21:37

안녕하세요~

정인이를 애련리로 보내고 정인아빠를 유럽으로 보내고

쓸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정인맘입니다...

하루이틀은 이 여유가 꿈만같이 좋더니만 이제 점점들 보고싶어지네요~~~ ㅎㅎ

 

주말에 회사동생이랑 바람도 쐴 겸 남해에 다녀왔기에

보고드립니다...

부고 후에 이런 글 남기게되니 쫌 죄송스럽습니다만...

그나저나

20만명 돌파... 여느 연예인 홈피도 이보다는 못하지싶습니다.... ㅎㅎ

 

남해는 경남하동에서 남해대교를 건너가면 있는 섬으로 남해군소재지입니다.

아시는분의 소개로 남해군청에 계신분이 가이드를 해주시어

남해군의 8개면을 다 둘러보았습니다.

서울 남부터미널서 4시간 30분 걸리더군여...

 

 버스타고 들어가는 길에 본 남해대교입니다...

서해대교쯤을 생각하며 얼마나클까 싶었는데 왕복 1차선의 자그마한 다리였습니다.

 

 

힐튼호텔에서 만든 골프장인데 시설이 장난이 아닙니다.

연예인 및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이 바다보며 골프칠려고 여기까지 온다네요... 

 

이동중에

밀물�라 물이 많이 들어와 배들이 동동 떠있는 것이 인상적이어서...

옥빛 바다와 하얀 배, 그리고 둥근 해안선이 참 이�니다... 

 

 

남해에서 가장 유명한 다랭이마을입니다. 

구불구불 계단식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 인상적인

바다를 품은여유롭고 조용한 마을이었습니다...

 

 

해안가 가까이는 밀가루보다 고운 모래가

조금 뒷쪽은 자갈이 깔린 몽돌해수욕장입니다...

겨울이라 몹시 쓸쓸하더랍니다.... ㅎㅎ 

 

다시 남해대교로 돌아와 기념사진 한 컷...

가이드 하신 분은 운전기사와 찍사까지 고생 참 많으셨습니다... ㅎㅎ 

 

다음날 새벽같이 남해의 금산 보리암에 일출을 보러 올라갔습니다.

이날의 일출을 위해 첫날은 6시에 일정 마감, 7시에 밥먹고, 9시부터 잤더랍니다...

 

 

 

산이 높아 그런지 남쪽 끝이라 그런지

해가 생각보다 너무 작아 살짝 실망하였지만

(해가 올라오기 시작했을때 상상한 사이즈의 딱 1/3 이었어요....ㅎㅎㅎ)

콧물 찔찔 흘리며 새벽부터 올라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아침일찍 간 아무도 없는 상주해수욕장입니다...

누가 저리 뻘쭘하게 태극기를 해수욕장 한가운데 꽂아 놓았는지...ㅋㅋ

최남단 정복이라도 한냥 찍어보았습니다... ^^

 

아침으로 전복죽 한그릇 뚝딱하고~

(남해사람이라고, 읍에서 왔다고 하니까 어디선가 가셔서 진짜 전복 갖고 오시더라고요...

외지에서 오면 잘 모르니 소라를 섞는 경우가 많다네여... ㅎㅎ)

이젠 미조항으로 갑니다...

 

 갓 잡은 팔딱거리는 오징어~~~

 

 이것은 방죽(선조때부터 전해오는던 대나무를 꼬깔모양으로 세우고 고기를 가운데로 몰아서 밀물때 잡는...)에

잡힌 멸치를 건저올리는 배입니다...

 

 이것이 잡힌 멸치들.... 거의 빙어 싸이즈입니다...

 

그담에는 해돋이미술관인데

폐교된 학교를 미술관및 전시관으로 개조하였는데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가이드 해주시던 남해군청 배계장님... ㅎㅎ

 

 

 

 

 

 

 

 

 

 

소원은 적은 색색깔의 리본들입니다...

돼지가 걸려있는것이 구엽숩니다... 사진의 주인공이 둘다 돼지로군여... ㅋㅋ

 

 

 물건방조제라고

빨간등대와 흰 등대가 나란히 있어 유명한곳입니다...

 

이런곳에서는 갯벌체험도 하더라고요...

지금은 겨울이라 안하고 있었지만

나름대로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하여 구석구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군청분이랑 다녀서 그런지 그런 "촌"에서 이렇게 저렇게 두루두루 애 많이 쓰고 계신것들을 보니

외국으로만 여행 갈 것이 아니라 국내에도 많이 다녀야갰단 생각을 하며

철없는 여행기 마칩니다....

 

지금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이란 책을 읽고있는데

세상 속에, 타인 속에, 내 속에 겹겹이 숨어있는 숨은 그림들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거라네요.... ㅎㅎㅎ

여행 좋아하는 철없는 모녀는 여행이 참 좋은거 같습니다... 길거나 짧거나...

마지막으로...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여행 도중에 만나는 기차와 별과 모래사막이 좋았다.

생은 어디에나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켜 놓은 불빛이 보기 좋았다.
아름다워 보일 만큼 거리를 두고 서서,

그 불빛들을 바라보는 것이 나는 좋았다.

내 정신은 여행길 위에서 망고 열매처럼 익어갔다.
그것이 내 생의 황금빛 시절이었다.
여행은 내게 진정한 행복의 척도를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철학이나 종교적인 신념 같은 것이 아니었다.
신발을 신고 나서면 나는 언제나 그 순간에,

그리고 그 장소에 존재할 수 있었다.
과거와 미래, 그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살아 숨쉬는 것을

가슴 아프게 받아들여야만 했다.

매순간을 춤추어라.

그것이 여행이 내게 가르쳐 준 생의 철학이었다.
바람을 춤추어라. 온 존재로 매순간을 느끼며 생을 춤추어라.
자신이 내딛는 발걸음마다 춤을 추며 신에게로 가라
.
.....

 

여행은 언제나 좋았다.
여행의 길마다에서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니,
그것은 하찮은 자기 연민과는 또다른 것이었다.
나는 늘 나 자신을 향해 쓰러졌지만,

또한 나 자신으로부터 일어나곤 했다.

내 생의 알리바이는 언제나 여행에 있었다.
내가 살아 있음을 가장 잘 입증해 줄 수 있는 것은

곧 여행이었다.
여행중일 때, 나는 다른 어떤 때보다도

내 앞에 놓인 생을 증명해 보일 수 있었다.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여행 도중에 만나는 버스 지붕과 별과 모래사막이 좋았다.
생은 어디에나 있었다.


- 류시화 <'지구별 여행자'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