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꽃

나무에 담긴 이야기

하늘향기내리 2007. 5. 22. 20:56

 

우리집 포도나무가 작년엔 열매가 전혀 없었다. 장로님이 가지치기를 너무 해주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벌써 여기 저기 포도송이가 달리기 시작했다. 신기하다...^^

 

주렁주렁 매달릴 포도송이들은 풍성함으로 주인의 마음을 기쁘게 해줄것이다.

보는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겁게 할 달콤하고도 맛있는 포도송이,,,머루포도....

제일 중요한 성찬예식을 위한 포도주도 만들것이다

 

살면서 때로는 인생의 주인이신 주님께 열매를 드리지 못했음을 자책하기도 하는데, 그 이듬해엔 더 많이 열매를 맺는 포도나무를 통해 용기를 가진다.

 

열매맺기까지 기다려주시는 주님의 깊은 사랑을 헤아려본다.

 

 

 

 

 

 

 

 

마가목에도 꽃이 피었다.

 

작년 봄,, 어머니를 살려내고자 열심이 특심이었던 때에 아는 분께 부탁해서 얻어다 심은 나무다.

 

이 나무 가지를 붙잡기만해도 벌떡 일어선다는 말에,,, 음식도 먹여드리고, 누워 대소변 받아내는 어머니에겐 지푸라기였는지도 모른다. 마가목껍질을 벗겨 약처럼 끓여 드리고,, 얼마간 그 나무가지를 머리맡에 놓고 계셨다.

 

물론 그때 합십해서 어머니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하였기 때문이었지만,,,중보기도의 위력을 체험하였다.

 

그 당시에 우리부부는 일평생 할 효도를 다한 기분이다. 60먹은 큰아들이 업고 병원 다니고,,

 

지금은 혼자 걸으시고 혼자 바깥에도 나가시고 대소변은 화장실에 가서 보신다.

아산병원에서도 손을 놓으니, 이대로 죽을 수는없다고 억울하다고 펑펑 우시며 자팡이 던져두고 퇴원하신 어머니셨는데,,

 

마가목과 어머니,,,,,어머니가 계신 안방앞에 심어져서 꽃을 피우고 있다.

 

 

 

 

 

 작년 6월에,, 마가목과 어머니,,,겨우 휠체어에 앉혀드리고...기념촬영..

 

 

나무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습니다

나는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습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주었습니다

내 집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습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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