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길목에서
아침 해가 동녘 하늘 끝에서
어둠을 불사르고
장엄하게 취하면
하늘과 바다는 기쁨에 겨워, 기쁨에 젖어
황금빛 옷으로 갈아입고
두둥실 두리둥실
축복의 춤을 춘다
저녁 해가 서녘 하늘 끝
칠흙의 어둠 속으로 빠져 들면
하늘과 바다는 슬픔에 겨워, 슬픔에 젖어
고달팠던 한낮의 사연들
모두 바다에 던져 버리고
진분홍 치마를 벗고
경건한 함묵의 옷으로 갈아 입는다
그리고는, 조용히
기러기 울어 에는 하늘 구만리
머나먼 고향 오솔길 따라 푸르른 논밭이 있고
진주알 같은 모래 사장이 있고
벽게수의 실개천 흐르는
고향을 그린다
향수에 취한다
(2001년 3월 15일) 조 세용님
정년 퇴임 기념 문집
살며 생각하며 책자 중에서
시인 조세용선생님은 여고 은사님이시다.
(30년의 세월)이란 나의 글에서도 밝힌적이 있지만
2001년 건국대학 국문과 교수로 정년퇴임하시고
올해에 시인으로 등단하신 분이다.
갈래머리 소녀도 이제는 황혼의 인생길을 가고 있고,,,
은사님께 안부조차 전하지 못한 죄스러움을 안고
시를 읽는 마음이 ,,,,
선생님께서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비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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