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와 글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하늘향기내리 2005. 9. 2. 20:39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노 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 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오.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이야기를 하면 삽살개는 말을 짓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오.

'좋은 시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0) 2005.09.08
황혼의 길목에서  (0) 2005.09.05
한 소년(존 맥리올라)  (0) 2005.09.01
가을 저녁의 시(김춘수님)  (0) 2005.08.27
가난  (0) 200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