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부터 울 장로님은 바쁘셨습니다.
마을 홍씨 아주머니댁 벼 방아 찟는 일을 도와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장되시기 전부터 마을일에 순수한 맘으로 봉사해 오신터라,
하시라도 마을 어르신 부르시면 달려 가시는 머슴 장로님 이십니다.
홍씨 아주머니는 작년 암병으로 남편을 잃으시고,
구십이 된 친정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계신 분입니다.
아침을 드신 둥 마는 둥 봉고차를 몰고 아주머니댁 앞에 세워놓고,
벼가마 열다섯개나 차례로 등에 지고 차에 실으십니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다 실으시고 아주머니를 태우고 백운으로 나가십니다.
방앗간에 사람이 너무 많아 방학리까지 다녀 오셨답니다.
벼가마 열여섯이 되어야 쌀 네가마가 나온다는데 ,조금 덜 나왔겠네요.
마을로 돌아 오셔서 끙끙대시며 아주머니댁까지 날라다 드리고 오셨습니다.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 노동은 신성한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들 힘으로 혼자서 할 수 없는 일들이 농촌엔 많이 있습니다.
그레도 노부부가 땅을 일구며 농사짓는 모습은 다행으로 여겨지니 말입니다.
노동의 댓가~
우리는 처음에 봉사차원에서 하는 일이기에 댓가를 받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댓가를 치루어야 다음번에도 부탁할 수 있다며,,,
오늘도 쌀 다섯말을 받아 오셨네요..
장로님 힘드신 줄도 모르시고.. 쌀 자루 내려 놓으시며
"우리 부~자 되었네~" 하시며 웃으십니다.
일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힘든 일은 죽어도 하기싫고, 쉽게 돈 벌어보려고 머리쓰는 세태가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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