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윗마을 어르신 생신 초대, 아침 드시러 올라 가시고,
아침부터 칭얼대는 정인이를 업고 마을 한바퀴를 돌았다.
어제 밤부터 눈이 충혈 되더니 오늘 아침 열이 나기 시작한다.
냉장고에 사다 둔 종합 감기약을 먹이니 업어 달란다.
정인이의 한계는 일주일..
한 주간 잘 참고 있다가 주말에 엄마 아빠를 만나는 즐거움을 누리는게
생활화 되었는데... 지난 주부터 유럽 여행중인 엄마는 못 내려오고
(지금쯤 독일로 가는 밤 열차 안에 있으려니....)
아빠도 바빠서 오늘 예배시간 맞춰서야 온다고 했다.
그래서 아픈건 아닌지 마음이 아프고.....
꽃은, 꽃향기는 근심있는 마음도 위로하는 큰 마력이 있다.
아침 이슬 먹은 달맞이 꽃에서는 새색시의 수줍은 웃음같은 향기가 풍겨나고..
정인이를 업고 꽃 사진을 찍으면서 다니니까 정인이는 무척 좋아라 한다.
내영혼도 호박꽃이며,나팔꽃이며.. 이름모를 들꽃들의 향연에 듬뿍 취해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며 감격한다.
이제 꽃을 보지 못하게 될 계절이 오기전에
부지런히 카메라 렌즈에 담고, 내마음에도 담고,
그들을 추억해 볼 것이다.
오늘은 입추...
우리는 가을의 문앞에 서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