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기인 나는
이곳에 내려올 때 까지만 해도
돈만 갖고 나가면 꽃은 화원에 가서 사기도 하고 즐기며 볼 수 있는 것이고,
채소나 과일등 농작물은 시장에 가면 얼마든지 골라가며
사서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한마디로 별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시골 생활을 하다보니
시간적으로 맘적으로 여유가 생겨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넉넉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들꽃이나 이름없는 잡초에 이르기까지
그들 나름대로 생의 한가운데서
최선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을 느꼈다.
오늘 아침에도
밭 주위에 심은 여러가지 식물들을 돌아 보다가
넓은 잎 사이로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고 있는 호박꽃이 눈에 띄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호박꽃도 꽃이냐 !! 란 말이 생각나서~~
너 오늘 행운이다 . 찰칵 ...
못남의 미학
너무 정교하고 예쁜 것은 한번 의심을 해 봐야 한다.
조화가 아닐까~
사람도 완벽한 미인은
인공 미인이 아닌가 ?
리모델링의 견적이 얼마나 나왔을까? 괜한 의심을 받는다.
호박꽃은 크고 넙죽한 얼굴이 순박하다.
볼수록 정감이 있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지도
교만하지도 않다.
그리고 얼마 후 시들고 뭉개진 모습위에
먹음직하고 보암직한
반지르르 윤이 흐르는 호박이 열린다.
호박이 넝쿨째 굴러왔다나 ~~
행운이다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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