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와 글

갈망(渴望) /조세용님

하늘향기내리 2008. 12. 5. 18:04

 

 갈망(渴望)

 

 

제가 당신 앞에서

이렇게

고개 숙여

간절히 기도드리는

이 두 손은

 

 

 

이 한 해가

다 가기 전

불혹(不惑)의 나이로

아직도 독수(獨守)의 방에서

흘러간 무정 세월을 탄식하며

살아가는 둘째 아들에게

삶의 동반자를 바라는

애원의 손도 아니요

 

 

 

스무 해 전

초로(初老)의 이 몸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몰래 잠입한

불쾌한 불청객 축출의

기원이 담긴 손은

더더욱 아닌,

 

 

 

다만

강산 일곱 번 변한

그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방향(芳香)의 삶을 살고자

몸부림쳤으나

 

 

 

때때로

인생의 철롯길에서

탈선한 열차가 되어

만신창이(滿身滄痍)의 인생을 살아온

속되고 욕된 사람의 더께를

참회의 눈물로

깨끗이 용해(溶解)시키기 위해

거듭남을 맹세하는

니고데모의 손입니다

 

 

 

 

 

한뫼 唱峰

조세용 님

 

 

 

 

 ♥♥♥♥♥♥

 

한달전인가 고교 은사님이 보내주신 시집을 받았습니다.

[그물개 솔밭길 걸으며]

몇 년 전에 건대 교수로 정년 퇴임하신 선생님은

퇴임후에 정식으로 시인으로 등단하셔서 벌써 세번째 시집을 발표하셨습니다.

한 해를 보내며 "갈망"이란 시를 읽으며

마음이 비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더구나 신앙시를 쓰셨다는 감격이,,^^

 

조세용선생님은

고3때 담임선생님이셨습니다.

어느 가을

국어 시간에

"가을" 이라는 시어를 주시며 시를 쓰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지은 시와

친구 재순이가 지은 시 두 편을 고르신 선생님께서는

 친구들 앞에서 각자의 시를 읽으라고 하셨습니다.

그 시를 다는 기억을 못하지만

특히 단짝 영숙이가

시를 읽는 나를 홍조띤 얼굴로 바라보며 자랑스러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전화 한 번 올리지 못하는 제자에게 잊지않고

보내주시는 시집들,,

죄송하고 눈물겹습니다.

건필하시며

이번 겨울도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못난 제자가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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