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꽃

느티나무 땔감

하늘향기내리 2005. 8. 11. 21:22

 

350년된 느티나무의 전체 모습을 찍기는 처음이다.

마을의 애환을 보아왔을 고목의 모습.. 멀리서 보니 균형이 잘 잡혀 있구나.

한창 마을이 번성할 때엔 느티나무 아래 주막이 있어 오고 가는 길손의 쉼터였다고 한다.

재작년 마을 보호수로 지정되면서 가지치기도 하고 죽은 가지 잘라내고 해서 고목아래에

버려진 나무가 많이 쌓여 있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선뜻 가져 가려는 사람이 없었다.

옛날엔 성황당처럼 나무에 새끼줄도 엮고 신성시하며 빌던 곳이었기에..

그 잘라 낸 나무조차 가져다 땔감으로 쓸 수없다는게 마을사람들의 생각이었다.

벌을 받는다나 뭐라나 큰일 난다며 절대 가져가지 않는거였다.

마침 우리집에 나무때는 난로를 들여놓은 터라 나무가 필요했는데,

실컨 가져다가 쌓아놓고는 한겨울을 잘 나고도 남았다.

우상의 단을 훼파하는 기분으로 활활 태우며, 춥고 기인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었다.

우상을 섬기는 사람들은 우상 때문에 벌벌 떨고 불안해 하면서 산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실소를 금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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