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들꽃시
겨울 느티나무
하늘향기내리
2008. 12. 10. 17:18
겨울 느티나무
무성한 잎들을 다 떨구어내고 선
나무의 당당함
해야 할 일을 다 마친 겨울나무는 자랑스럽다
한 살 더 먹겠지만
여전히
삼백오십년
애련리 느티나무는 더이상 늙지 않는다
느티나무 아래
땅 속에는
사람들의
두런거림
웃음소리
한숨소리
농부들의
땀냄새가 배어있다
그리고
오늘
앙상한
느티나무
가지사이로
까르르
웃음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평상 위에는
춤추는 정인이가 있다
벤치 위
바람 한자락
새 소망이 둥지를 틀고
거대한 몸뚱이로
마을을 품은 겨울 느티나무
인내를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