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와 글
포도나무
하늘향기내리
2008. 7. 24. 14:02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포도나무 / 예수님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제거해 버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
.
.
.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이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요한복음)